고교 선택부터 합격까지 ‘꽃길’만 걸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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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1 학생 수는 현 고3 학생 수 대비 13만 여명 감소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대입이 학생부중심전형으로 바뀌면서 특목고, 자율고의 지원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외고·국제고, 과학고, 자사고의 일반전형 지원율은 2년 전 2.31대 1 보다 크게 낮아진 1.67대 1이었다.
이들 고교들은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는데, 1단계에서 추첨 선발하는 서울지역 자율고 외 다른 고교들은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1.5~2배수를 선발하고 있기에 학교에 따라선 전원이 1단계를 통과하기도 한다. 게다가 3학년 영어성적을 석차등급으로 적용했던 외고·국제고에서 올해부터는 2학년 성적과 마찬가지로 성취도로 평가하면서 내신은 변별력이 크게 낮아졌다. 즉, 2단계 비교과 영역과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 자신이 희망 고교 유형에 적합한 인재상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인재상’이라 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해당 고교의 교육 과정을 잘 따라올 수 있는 학생인지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업역량과 교내 활동들이 고교 유형별 교육 과정과 연계성이 있는지 각 고교 유형별 특징에 맞춰 판단해 본다면 본인에게 적합한 고교 유형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각 고교의 특성에 대해 살펴봤다.
○ 사회·문화 관심 있다면 외고, 경제·정책 관심 있다면 국제고
외고·국제고는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하기에 일반계고에서 배우는 보통교과 외에 외국어 또는 국제계열 관련 전문교과가 72단위 배정되어 있다. 이는 고교 3년간 교과 총 이수단위 180단위의 40%에 해당한다. 1단위는 50분 수업을 기준으로 17회 이수하는 수업량으로 쉽게 1주당 1시간 정도 수업한다고 보면 된다. 외고의 경우 심화영어회화, 심화영어독해, 심화영어작문 등의 전문교과와 본인의 전공어를 이수하고, 국제고는 심화영어와 미시경제, 거시경제, 사회과학통계학 등 국제 경제와 사회과제 연구 관련 교과를 이수한다.
교과 수업 외에도 전공어 관련 소논문 작성, 전공 관련 직업체험, 전공어 능력평가 등 다양한 전공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동아리도 어학 및 국제사회 관련 동아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신이 특정 외국어나 그 나라의 사회, 문화에 관심이 많다면 외고로 진학하고, 경제, 국제사회, 정책 등에 관심이 많다면 국제고 선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외고, 국제고는 선발 시 1단계에서 중학교 2, 3학년 영어 교과 성적의 성취도로 1.5~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는데, 2단계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기반하여 자기주도학습력과 지원동기 및 진로계획, 인성 등을 평가한다. 중학교 생활 중에 연관성 있는 주제 혹은 활동을 찾아보려고 노력해야 하고, 특히 해당 나라의 문화나 사회, 경제 관련 책을 정독할 필요가 있다.
○ ‘왜’라고 묻는 태도 습관화되어있어야 과학고·영재고
과학고·영재고는 창의적 과학 인재 육성을 목표로 고교 진학 후 수학, 과학 관련 전문교과인 심화수학, AP미적분학, 고급화학, 융합과학 탐구, 정보과학 등을 이수해야 한다.
과학고의 경우 서류평가 중 교과 성적은 수학, 과학 교과목만 평가에 반영하고, 영재고의 경우도 수학, 과학 분야의 뛰어난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자를 선발하기에 수학, 과학 관련 관심 및 역량이 우수한 학생이 지원해야 한다.
과학고의 2단계 소집면접이나 영재고의 과학캠프에서 출제되는 면접 문제들은 과학·수학에 대한 창의성, 잠재력, 자기주도학습 역량,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융합(STEAM)형 문제들로, 수학·과학의 교과 지식형 문제풀이가 아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전라도까지 해상다리를 건설할 때 적용되는 수학·과학 원리를 3가지 말해보시오’ ‘생물학을 수학적으로 접근해 말하시오’ 등 복합적 사고력이 있어야 설명할 수 있는 문항들이 출제됐다.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탐구를 해봤거나 할 수 있는 학생들이 지원해야 한다. 일상에서 접하는 상황 속에서 주제를 찾아 관찰하고 그 원인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 습관처럼 몸에 베어있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고교 유형이다. 특히 영재고는 다른 고교 유형뿐만 아니라 동일 영재고 간에도 중복지원이 가능하여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원서접수는 4월초에 시작돼 모든 평가도 7월 중순 전인 1학기 때 마감된다.
○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원한다면 자사고
특목고가 특정 과목이나 분야에 대한 교육을 집중한다면, 자사고는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토대로 각 학교별 교육 이념에 따라 다양하게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사고는 공통과목 포함 보통교과에서 85단위만 필수 이수하면 그 외 95단위 이상은 학교 특색에 따라 임의 교과 편성이 가능하다. 한가람고는 고급수학, 심화영어독해, 고급물리, 국제경제 등 전문교과 수업을 선택하여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현대고는 고전읽기, 융합과학, 수학과제 탐구 등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는 등 학교별 교과 편성 및 특색사업이 크게 다르므로 학교별 특징을 파악한 후 지원해야 한다.
전국단위선발의 자사고인 광양제철고, 김천고, 민사고, 북일고, 상산고, 외대부고, 인천하늘고, 포항제철고, 하나고, 현대청운고는 1단계에서 주요교과 또는 전 교과 성적을 통해 일정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선발하는 방식이다. 서울지역선발 자사고는 1단계 지원자 전원 대상으로 하여 1.5배수를 추첨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전 과목에서 고른 성적 분포를 보이는 학생들이 진학하기 좋은 고교 유형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수석연구원은 “학생부 전형 확대로 특목고나 자율고를 선택하면 대학 진학에 불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많다. 하지만 2015 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된 올해 고1부터는 교과 과정이 일반선택, 진로선택으로 나뉘면서 본인의 진로와 연관성 있는 과목을 누가 더 깊이 있게 학습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다”면서 “전공적성이 분명하다면 그 특성을 키워줄 수 있는 고교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대입에서도 성공하는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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